호화유럽여행, 연임로비 등 본분이탈
부실기업, 마당발유착에 가족동반까지

여론질타… 언론계 치욕
유력언론인 부패참사
호화유럽여행, 연임로비 등 본분이탈
부실기업, 마당발유착에 가족동반까지

▲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특정언론, 유력언론인으로 불린 수수께끼가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로 드러나 언론계 내부가 충격이다. 그가 인책 사직하고 공개 사과했지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유력 언론인의 부패 타락사건은 언론계 치욕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때마침 언론인에게 공직자와 같은 청렴의무를 규정한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있는 시점이다.

시중여론, 언론계 싸잡아 무섭게 질타

송 전 주필은 지방 명문고, 서울 일류대 출신으로 유력지 논설주간, 주필, 편집인까지 올랐으니 당대 최고의 무관(無冠)의 제왕(帝王)으로 자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어찌하여 각계 로비 마당발로 불린 뉴스컴 박수환 대표와 함께 부실 덩어리인 대우조선해양과 유착관계로 특별한 일탈사고를 저질렀는지 이해할 수 없다.
시중여론이 무섭게 들려온다. ‘언론권력’의 부패 타락이 송 전 주필 한 사람 뿐이더냐는 지탄도 쏟아진다. 조선일보 구독을 중지키로 했다는 분노의 함성도 전해왔다. 비록 사임했지만 전직 언론인 신분으로 수사당국에 의해 출국 금지되고 통신내역과 금융계좌 추적까지 받게 됐으니 사실상 언론윤리 타락의 모델로 전 언론계의 신뢰와 명예추락이 아니냐는 말이다.
송 전 주필 재임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의 강남땅 비리혐의 보도는 특종이었다. 조선일보 보도이후 전 언론계가 추적 확대보도한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그러나 곧이어 ‘부패 기득권 세력’이란 비판이 왜 나왔을까.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우 수석이 현직을 지키면서 검찰수사를 받게 되자 여론이 비등하여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바닥권으로 추락했으니 실로 나라의 재앙으로 확대됐다.
그러다가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폭로로 송 전 주필이 박수환 대표와 함께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전 사장의 특별초청으로 호화 유럽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밝혀져 그의 반론과 항변은 빛을 잃고 말았다. 송 전 주필의 유럽여행은 VVIP 초청행사였을 뿐만 아니라 청와대를 상대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유임로비설까지 나왔으니 유력 언론인의 극단적인 모럴 해저드라는 비판을 어찌 면할 수 있는가.

차마 눈뜨고 못 볼 VVIP 호화여행

▲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전 사장과 산업은행 민유성전 행장.

송 전 주필과 박수환 대표의 초청여행은 2011년 9월 1일 출국하여 이태리 베네치아 도착으로부터 수상도시 및 야경탐방, 로마와 바티칸시티 관광, 나폴리, 카프리섬, 소렌토간 3340만원 짜리 요트관광, 8900만원 짜리 전세기 비행, 화산섬, 아테네 포세이돈 신전 및 런던 골프관광 후 귀국 일정이었다. 총 경비 2억대에 항공권 왕복 1등석 등 1인당 1250만원 상당의 초호화 관광여행에 유력 언론인이 동참했으니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일탈행위가 아니고 무엇인가.
송 전 주필은 대우조선해양의 공식 초청으로 그리스의 국가부도사태를 취재하기 위한 출장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또 전세기 비행도 나폴리~산토리간만 동승하여 항공료도 200만원 수준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역시 사실과 맞지 않는다.
김진태 의원의 폭로 자료가 청와대에서 나오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김 의원은 부인했다. 언론의 속보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현 정성립 사장이 취임한 후 경영진단과 내부 감사를 통해 포착된 자료가 아닐까 싶다. 또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 자료가 확보된 것으로 추측되기도 한다. 더구나 폭로자료의 출처시비와 상관없이 대우조선해양이 송 전 주필과 박 대표를 VVIP로 초청한 것이 남 전 사장의 유임로비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는 점에서 대우조선해양, 유력언론인, 마당발 로비력의 유착관계에 의한 부패와 타락의 행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인과 형 등 전 가족 대우조선 관련 혐의

송 전 주필이 유력 언론인으로 활약할 때 박수환 대표가 대기업들과 홍보,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의 이름을 팔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많다. 또한 그의 부인과 형마저 송 전 주필의 영향력 아래 대우조선해양과 관련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2009년 8월, 대우조선해양의 쌍둥이 선박 명명식 의식에 송 전 주필 부인이 참석했으니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독일 선사가 발주한 노던 주빌리호 명명식전에 송 전 주필의 부인이 남상태 사장과 나란히 서서 밧줄에 도끼질 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선박 인도를 위한 명명식 행사에는 선주 측이나 국내 VIP 부인이 참석한 광경은 볼 수 있었지만 조선과 상관없는 언론인 부인이 참석한 적은 없었다. 검찰은 이날 의식행사 후 금도금 도끼를 선물로 받지 않았느냐는 점도 알아보고 있노라고 했다.
쌍둥이 선박 가운데 또 하나인 노던 재스퍼호 명명식에는 대우조선해양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산업은행 민유성 전 행장의 부인이 참석했으니 이 또한 파격이자 남상태 전 사장의 유임로비와도 관련 있지 않느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송 전 주필의 형, 송희준 교수가 2009년부터 2013년간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 감사위원을 맡고 특히 2012년에는 대표이사 추천협의회 위원장을 맡았으니 이 또한 사장 연임로비와 관련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지 않는가.
송 전 주필의 가족회사와 관련해서도 박수환 대표와 깊은 관계가 있어 보인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설립된 가족회사 F사는 2004년 인터넷, 모바일 사업 및 명품 수출입 회사로 발족했다가 2012년 말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회사대표는 송 전 주필 동생, 부인과 형은 등기이사, 박수환 대표는 감사를 맡았으니 두 사람 관계는 호화 유럽여행 이전부터 깊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혐의들이 유력 언론인의 품행으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비정상이라는 사실을 본인 스스로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박수환대표, 민유성 전행장과 송 전주필

뉴스 커뮤니케이션 박수환(58) 대표의 홍보, 컨설팅 전문 영역에는 마당발 여인으로 신비스런 로비력을 발휘한 대목이 많이 보도됐다. 박 대표는 여상출신으로 영어가 능통하여 외국계 홍보회사에서 경력을 쌓아 1997년 뉴스컴을 설립, 지난해 매출액 83억원, 순이익 8억원을 기록했으니 뛰어난 경영성과였다.
그는 금융계의 유력 활동가인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은행장과의 친분으로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거액의 홍보계약을 따내고 송 전 주필과도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뛰어난 섭외력을 바탕으로 산은 관리하의 대기업 및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대기업과 거액의 홍보, 컨설팅 계약을 따내면서 마당발로 불리기 시작했다.
금호그룹이 산은과 생존투쟁하던 2009년에는 30억원의 홍보계약으로 10억원의 계약금을 받았지만 사기혐의로 피소되고 2013년 효성그룹 형제간 분쟁시에는 차남 조현문의 동륭실업 편에 서서 홍보했고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시에는 엘리엇 매니지먼트 편에서 합병반대 홍보역을 맡았다.
박 대표와 민유성 전 행장간의 밀착관계에 송 전 주필이 동참한 과정에는 2008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이 해외 선주들을 접대하기 위해 운영해온 종로의 모 식당에서 3인이 자주 회동했다는 사실로 설명된다. 아직은 초기 수사단계에 흘러나온 언론보도 차원이지만 송 전 주필의 이름이 박수환, 민유성 등과 거론된다는 것이 모두 비정상 아닌가.

남상태 사장 유임후 3인의 골프여행

민유성 전 행장은 경기고, 서강대 경영학과, 뉴욕 주립대 MBA 출신으로 금융·증권 분야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1981년 시티은행 서울지점에서 출발하여 뉴욕 본점을 거쳐 1991년 리먼브라더스 서울사무소, 모건스탠리증권 서울사무소 시절 박수환 대표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 뒤 민유성이 2001년 우리금융 부회장을 거쳐 산은행장으로 취임하자 박 대표의 로비에 날개를 달아 산은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뿐만 아니라 많은 대기업들로부터 일감을 수주할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민유성, 박수환, 송희영 3인조가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이 연임된 후인 2009년 8월, 중국 웨이하이 골프여행을 함께 다녀온 사실도 보도됐다. 이때가 바로 박수환 대표가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26억원의 홍보계약을 따내고 금호그룹으로부터 홍보 컨설팅 계약금 10억원을 받아 낸 시점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또한 같은 시기에 송 전 주필 부인은 대우조선해양 쌍둥이 배 명명식에 참석했다.
이 같은 사실을 종합해 보면 민유성 전 행장, 박수환 대표, 송 전 주필, 남상태 전 사장간 깊은 유착은 뿌리가 깊게 서로 연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민유성 전 행장은 산은을 떠나서도 사모펀드 ‘나무코프’를 설립하여 오너 혈통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현장에 개입, 거액의 컨설팅 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바로 박수환 대표의 전문 영역으로 두 사람간의 밀착관계가 사모펀드 사업영역으로 확대된 측면으로 비쳐진다.
민 전 행장은 롯데그룹 형제 경영권 분쟁시에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자문 및 홍보역을 맡아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박수환 대표가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받은 거액 가운데 일부가 민유성 쪽으로 흘러간 정황이 보도됐다. 또한 민 전 행장 부인 정 모(60)씨가 대표로 있는 가족회사 J사에 민유성 부부와 자녀가 등기이사로 등재되어 자금세탁과 비자금 조성 창구역을 맡아오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우병우 수석에 대한 의혹을 계속 제기한 조선일보 1면 톱기사.

우수석, 특별감찰관 동시 압수수색

조선일보가 지난 7월 18일자 1면 톱기사로 보도한 우병우 민정수석 처가의 땅 관련 비리혐의는 넥슨이 이 땅을 시세보다 비싼 1,236억원에 매입한 점이 수상하다는 요지였다. 이 과정에 주식대박 사건의 진경준 검사장이 주선하고 우 수석이 진 검사장 승진에 도움을 주지 않았느냐는 의혹이니 훌륭한 특종감이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가 송 전 주필의 행각을 문제 삼아 부패 기득권 세력의 국기문란 행위라고 비판하자 조선일보가 송 전 주필과는 상관없이 편집국장 책임하에 외부의 제보를 근거로 취재 보도했노라고 해명했다. 조선일보는 우 수석 처가 땅에 이어 우 수석 아들의 의경근무 꽃보직 특혜, 변호사 시절의 ‘몰래변론’, 가족회사인 정강의 회사돈 횡령, 탈세혐의 등을 속보로 보도했다. 또한 처가의 화성 농지가 실제 영농과는 상관없는 농지법 위반이 아니냐는 의혹도 보도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현직 고위직의 비리혐의 속보에도 불구하고 우 수석을 현직에 그대로 유임시켜 검찰의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지검장)에 의해 현직 우 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동시 압수수색을 겪었다. 또 유력 언론인과 취재기자마저 휴대폰이 압수되고 통신과 금융계좌 추적조사를 받기에 이른 것이다.
검찰은 지난 8월 29일, 우 수석 처가의 가족회사 정강 사무실, 삼도회계법인, 아파트관리사무소, 넥슨코리아 본사, 서울지방경찰청의 이상철 차장실 및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조선일보 사회부 이명진 차장 휴대폰 등을 압수했다. 이 같은 압수수색에서도 우 수석의 집과 사무실은 제외시켜 형식적인 균형을 맞추려 했다고 조선일보는 비판했다. 또한 우 수석 가족회사에 대한 압수수색 분량은 겨우 쇼핑백 1~2개인데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무실은 여러 박스로 차이난다고 지적했다.
압수수색 후 이석수 특감은 사표를 제출했지만 우 우석은 여론의 압력에도 계속 버티기냐며 대통령의 불통인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특별감찰 자료 대량폐기 진상 궁금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관련 발언의 MBC 보도도 검찰수사의 대상이다. 조선일보 취재기자의 휴대폰 통화내역이 유출되어 보도된 사건이다. 이에 따르면 이 특감이 감찰 내용을 특정기자에게 유출시킨 혐의가 보인다.
“우 수석 아들과 가족회사가 감찰 대상이다.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운전병(우 수석 아들) 인사랑 정강(가족회사)… 다음 주에는 본인과 가족에게 갈건데… 소명하라고…” “우리야 그냥 검찰에 넘기면 되지…”, “경찰에 자료 달라하면 하늘 쳐다보고 딴소리… 민정이 목을 비틀어 놨는지 꼼짝도 못해…”
이 같은 보도 내용으로 보면 특별감찰관의 탈법 행위로 지적받을 수 있다. 즉각 서울지방경찰청 이 차장이 반론을 제기하면서 청와대 압력설을 부인하고 자료제출 요구에 최대한 협조했노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압수수색 단계에 현직에 머무는 것이 부적절하다면서 사표를 제출한 것은 필요했지만 압수수색을 앞두고 감찰자료를 무더기로 폐기한 사실이 보도됐으니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동아일보가 8월 24일자로 단독 보도한 바에 따르면 무려 40~50kg 상당의 문서를 사무실 지하실에서 폐기처분한 보따리가 발견됐다.
폐기문건 속에는 특별감찰관이 검찰에 우 수석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한 후 많은 이들의 개인정보와 각종 자료 및 대통령 친인척 관련 문건이 토막토막으로 나타났다는 보도이다. 구체적으로 폐기문건 속에 박근령, 신동욱 부부 관련사항, 박정희 전 대통령 둘째형 박무희 씨 아들 이름, 박근혜 대통령의 외가 육씨네 관련, 현기환 전 정무수석, 삼성생명, 김앤장 법률사무소, 감찰착수 경위, 비위정보, 청탁행위, 진술내용, 검찰과 경찰의 파견직원 명단 등이 나온 것으로 보도됐다.
이석수 특감이 왜 특별감찰 관련 문건들을 사전에 대량 폐기했는지도 검찰수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져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이들 사건의 진실은 검찰수사의 몫이지만 유력 언론인이 금권(金權)과 유착관계로 부패 타락 행보를 보인 점은 전체 언론계가 서글프고 부끄러운 참사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믿는다. 유력 언론이란 ‘언론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강력한 청렴의 힘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6호 (2016년 10월호) 기사입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