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풍월 최서윤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6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고, 야당은 이를 비난하면서 20대 국회의 ‘협치’도 사라졌다.

이날 앞서 야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결의안을 통과시킨 지난 24일 정세균 의장이 “세월호나 어버이연합 둘 중에 하나 내놓으라는데 안 내놔. 그래서 그냥 맨 입으로. 그냥은 안 되는 거지”라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새누리당은 국정감사를 보이콧하며 정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시작했고, 이정현 대표는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대표는 “의회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했다”며 “거야(巨野)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서는 비상한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정세균 의원이 국회의장직을 사퇴할 때까지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 이정현 대표는 26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사진=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정세균 의장은 대한민국 입법부 수장이 될 자격이 없는 분으로 민주당의 하수인에 불과하다”며 “명분도 없이 야당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한 것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정 의장을 ‘정세균 의원’이라고 칭하고, 정 원내대표 또한 초강경 모드로 돌아선 것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지난 2일 정 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 사태의 전철을 밟을 수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시에는 정 의장의 유감 표시로 갈등 국면이 봉합됐다. 이후 정 의장의 방미 때 정진석 원내대표가 동행하면서 여야 협치의 정치가 기대됐지만 이번 사태로 다시 물거품이 됐다.

이정현 대표의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에 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지키려는 것은 부적격 장관 김재수만이 아닌 듯하다. 각종 게이트 의혹 및 총체적 경제난국의 책임자, 주범들을 비호하기 위해 국감 보이콧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여론을 호도하는 약자 코스프레를 그만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살다보니 별 희한한 일도 다 본다. 집권여당 대표가 무기한 단식 농성이라니 코미디 개그”라고 비난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여야 대치 정국을 풀어내야 할 집권 여당 대표가 무기한 단식 농성을 하겠다면 소는 누가 키우라는 말인가”라고 비꼬았다.

이에 새누리당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박 대표는 이정현 대표의 고뇌에 찬 무기한 단식을 두고 ‘코미디 개그’라는 망언을 쏟아냈다”면서 “전략적 성공이라며 의회주의에 대한 폭거를 정당화했던 박 대표의 이 같은 경솔한 언사는 경망스러운 모독행위”라고 맞받는 등 김재수 장관 해임안을 둘러싼 여야의 출구 없는 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