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상담하고 치료할 질환

[비뇨기 건강칼럼 (143)]


성병 아닌 요로계 감기
여성에게 흔한 방광염
편하게 상담하고 치료할 질환

글/ 유정우 (타워비뇨기과 원장)

방광염은 요로계의 감기라고 할 만큼 흔한 질환이다. 감염성질환으로는 감기 다음으로 병원에 많이 찾아오는 질환이 요로감염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한두 번은 방광염에 걸리게 되고, 또한 한두 번씩은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그 흔한 방광염도 감기와 달리 치료를 꺼리거나 왠지 병원에 가기 싫어지게 된다. 감기와 뭐가 다른 걸까? 아무래도 부위의 차이지 않을까 싶다. 감기는 그냥 ‘목이 아파요, 기침이 나와요’라고 증상을 말하면 되지만, 소변을 볼 때 아프거나 소변에서 피가 묻어나오는데… 편하게 얘기하는 젊은 여성은 흔하지 않다. 왠지 나의 치부를 보여주는 듯한 진료 경험은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그다지 유쾌한 경험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그냥 놔두었다가 만성방광염 우려

그러다 보니 방광염을 놔두었다가 신우신염과 같은 큰 합병증이 생겨 병원에 입원을 한다거나, 약국에서 그냥 약을 사먹다가 만성방광염이 된다거나…잘못된 배뇨습관을 가지게 되면서 과민성방광으로 넘어가는 안타까운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또 하나! 방광염으로 병원을 꺼리는 이유 중에 하나가 성경험이나 부부관계 후에 흔히 생긴다는 점이다.
방광염은 감염성질환이기 때문에 외부의 세균이 방광내로 침입을 하는 질환이다. 즉, 병균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몸의 방어기전이 중요한데,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무리하게 되면,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고, 상대적으로 방광염에 잘 걸리게 된다. 이러한 이유는 감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방광염이 감기와 다른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는 성관계후 잘 걸리는 것이다. 이는, 여성의 요도와 질이 가까이 있고, 여성의 요도가 짧고 곧게 되어 있어서 성관계 후 자극이 되면서 방광염에 생기게 된다. 그러다 보니 젊은 여성 중에는 성관계만 하면 바로 방광염에 걸린다고 하소연을 하는 경우도 흔히 경험한다. 즐겁고 행복해야할 성관계가 병을 옮기는 원인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불감증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생길 정도이다.

성병 아닌 요로계의 감기

또 성관계후 자주 방광염이 걸리다 보니 아예 성병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맞을 수 는 있지만, 사실은 틀린 말이다. 방광염이 성관계후 흔히 생길 수는 있지만, 성관계를 통해서 균이 옮겨가는 성병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물론, 성관계를 통해서 균이 옮기면서 방광염이 같이 생길 수는 있다. 이런 경우는 정확한 균검사를 통해서 배우자를 포함해서 정확한 치료를 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방광염은 성관계를 통해서 옮기는 균이 아니라 회음부 주위에 내재되어 있는 장내세균에 의해서 생긴다.
결국 방광염은 이런저런 오해와 부끄러운 여러 가지 이유로 병원에 가기를 꺼리게 되고, 본의 아니게 합병증과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이 생기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이상한 치료를 하고 있는 여성들도 종종 만나게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방광염은 감염성 질환의 하나이고, 수많은 여성들이 한두 번씩 거쳐 가는 대표적인 질환일 뿐이다.
여성분들도 이제는 비뇨기과에서 당당하게 방광염을 얘기하고 치료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결국은 보다 많은 여성분들이 편하게 방광염을 얘기할 때, 방광염으로 인한 잘못된 오해를 줄이고 이로 인한 불필요한 후유증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이 든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5호 (2016년 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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