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충성파 북체제 염증, 생존탈출
백두혈통, 빨치산혈맹마저 균열조짐

태영호 공사 탈북망명
세습왕조 허상 붕괴
최고 충성파 북체제 염증, 생존탈출
백두혈통, 빨치산혈맹마저 균열조짐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55) 공사의 한국망명을 보고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김정은 독재정권을 생각해 본다. 그동안 북한 외교관들의 탈북 귀순 사례가 많았지만 어쩐지 태 공사의 망명이 우리네 귀에는 김일성 왕조가 무너지는 소리처럼 들린다. 마치 백두혈통, 빨치산 가문 등 3대 세습왕조의 충성기반마저 균열이 생긴 것이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최고 충성파로 양육된 엘리트의 망명

태 공사가 왜 한국으로 망명했을까. 오죽했으면 죽을 위험을 각오하고 탈북 망명을 결행했을까.
정녕 김정은이 그의 망명 사유를 전혀 모르고 있을까. 북한 주민들에게 밥도 못 먹여주는 주제에 혼자 뚱뚱하게 살찐 몸매로 핵과 미사일을 껴안고 갈데까지 가보겠다는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이 없고 들리는 것이 없기 때문일까.
태 공사가 어떤 성분인가. 오랫동안 최고존엄 호위무사급으로 해외에서 활동해 온 북한 체제수호 충성기반 출신 아닌가. 그러기에 부인과 자식 동반하여 장기간 해외에서 근무토록 특혜를 베풀어 온 믿는 도끼 아니던가. 그런데도 외화벌이 상납 쥐어짜기 노이로제에 시달리며 심지어 주차비 걱정하고 아들 진학비 걱정하다 살길을 찾겠다고 새로운 수를 낸 것이 한국망명 아닌가.
뒤늦게 북은 태 공사에게 각종 범죄를 저지른 파렴치범으로 규정하고 남조선 국정원이 유인납치 했다고 덮어씌우려는 수작이니 과연 어느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언론 속보에 따르면 태 공사는 고등중학 때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 허담 전 노동당 비서처럼 중국 유학하고 평양국제관계대학 나와 덴마크 유학까지 했으니 김의 왕조 최고 엘리트로 양육된 인물이다. 그가 외무성에 들어가 서구라파 담당 국장대리, EU 과장 등을 역임한 후 영국 대사관 근무 10년 경력이니 김의 왕조 충성파로 절대 변할 수 없는 성분이다.
더구나 부인 오혜선씨 마저 김일성의 빨치산 시절 동지인 오백룡 집안 출신이라니 이보다 더 확실한 혈통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도 그가 한국망명으로 살길을 찾아 나선 판국에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실상 김정은이 3대 세습 직후 고모부 장성택을 총살함으로써 체제붕괴가 시작된 것이 아닐까.

허상, 위장 뻔히 알고 살기위해 망명

태 공사가 북한체제 내에서 살아남고자 끝까지 충성하려 몸부림 친 영상들도 공개됐다. 유엔의 대북제재가 강화되자 그는 이를 미국이 주도한 제국주의의 북한 압살책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북한체제는 무상교육, 무상주거, 무상의료를 제공하는 인민의 천국이라고 강변했다. 이때 태 공사는 듣는 사람들이 킥킥 웃으며 조롱한다는 사실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최고존엄에 대한 충성발언 기록을 남겨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지만 김의 왕조 하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인간적인 욕구를 끝까지 숨길 도리가 있었겠는가.
태 공사는 오랜 해외생활에서 자유와 시장경제를 호흡하며 북의 허상과 위장을 누구보다도 똑똑히 알 수 있었다. 그는 평소 골프와 테니스를 즐기고 런던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자유로운 삶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자신의 처지가 처량하고 한심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이다. 그는 북한체제에 인권이 존재하지 않고 주민들이 먹고 살 쌀이 없는 사실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또한 각국에 나가 있는 외교관들이 밀수하려다 추방되고 대북제재 이후 공관마저 폐쇄 당하는 꼴도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태 공사가 제정신으로는 더 이상 북한 체제를 옹호할 수 없다는 확고한 판단 아래 망명을 결심한 것은 김의 왕조에 대한 배신이 아니라 인간적인 생존의 막다른 선택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 않겠는가. 태 공사의 해외근무 경력에 비춰보면 북의 핵과 미사일 놀음은 더 이상 지탱할 수 없고 성공할 수도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나날이 뻗어나는 국력의 위력을 실감했기에 자식의 미래를 생각하여 한국망명을 결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믿어진다. 그의 부인도 즉각 망명에 동의했으니 전 가족이 함께 새로운 삶을 찾는데 성공한 것이다. 아마도 태 공사는 마지막 충성으로 김정은에게 핵과 미사일을 안고 죽는 길을 찾기보다 이를 과감히 던지고 살길을 찾도록 권고하고 싶은 심정일는지도 모른다.

북한체제와 운명같이 할 주류마저 이탈

태 공사 망명 관련 언론의 사진 보도가 북한체제의 처량한 감상을 안겨준다. 주영 북한 대사관 벽 중앙에 김일성, 김정일의 대형 사진이 걸려있고 태 공사가 친북단체 행사 때 평양서 열린 제7차 노동당대회 참관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이 보도됐다.
아마도 이때 태 공사는 평양대회의 장엄한 축제를 한껏 자랑하고 최고존엄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 지도력을 극구 예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듣고 있던 친북단체 인사들이 모두 수긍하고 동조했을지는 의문이다. 거짓 선전에 거짓 동의하는 분위기가 런던에서의 친북단체 행사모임이 아니었을까.
또한 태 공사가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의 런던 공연장 참관을 수행하는 모습의 사진도 게재됐다. 아마도 태 공사는 김정은의 호위무사격으로 자유세계를 누리고 있는 김정철의 공연장 관람을 감시하는 역할로 평양에 보고하지 않았을까.
1947년 6월 김일성의 빨치산 동지 오백룡이 나이 어린 김정일을 안고 만경대를 방문하는 사진보도(중앙일보)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김일성과 빨치산 가문이 혈맹관계임을 너무나 잘 설명해준 장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 공사의 한국망명으로 빨치산 가문과 김의 왕조와 혈맹관계도 파탄나지 않았느냐고 볼 수 있다.
태 공사의 한국망명을 정부가 공식으로 발표한 날, 중국 류경식당에 근무하던 북한 출신 여성 13명이 집단 탈북한 후 관계당국의 보호가 끝나 자유 활보하며 정착했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출신성분이 좋은 이들 13명의 20대 북한출신 여성들은 대한민국의 딸로 살아가기 위해 온갖 꿈을 키우고 있다. 북측은 이들을 국정원이 유인 납치했다고 주장했지만 중국에 근무하며 한류(韓流)를 체험하며 북한체제의 끝장을 감지했기에 집단탈북을 결행했을 것이다.
결국 백두혈통, 빨치산 가문이나 대물림 충성파 최고성분을 가릴 것 없이 북한체제와 운명을 같이 해야 할 내부의 주류마저 균열과 붕괴조짐을 무엇으로 막을 수 있겠는지 알 수 없다.

사드배치 반대 이적활동도 한심작태

▲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탈북자 단속 지시에도 엘리트 층의 탈북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은 기계종합공장을 방문한 김정은. <사진=조선중앙TV>

북의 인간말살 독재체제에 염증을 느껴 천신만고 끝에 탈북한 사람이 3만명을 헤아린다. 심지어 김일성 주체사상의 상징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를 비롯하여 외교관과 최고존엄 호위무사, 외화벌이 무역일꾼 등 북한체제 최상위 그룹이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귀순하고 있는 사실이 무엇을 뜻하는가.
탈북자들이 국회의원, 대학교수, 사업가로 활동하고 강성산 북한총리의 사위 강명도 교수와 전 콩고대사관 1등서기관 고영환씨 등이 연일 TV에 출연하여 북한체제의 말기현상을 증언하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도 북측은 태 공사의 한국망명 관련 뉴스가 대서특필 되고 있을 때 각국 외교관과 무역일꾼 소환령을 발동했노라고 주장하고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가동, 농축우라늄 생산을 재개하고 곧 제5차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노라고 나팔을 불어대니 참으로 한심한 독재권력의 히스테리 아니고 무엇인가.
김정은이 대한민국을 못 살게 굴겠다며 계속 핵놀음을 고집하면 국제정세의 기류에 비춰 그가 먼저 죽게 될는지 모른다. 반면에 대한민국은 북의 핵놀음에 대응하여 사드배치를 결정했는데도 이를 반대하며 남남갈등을 조장하는 세력이 큰소리를 치니 또한 한심한 작태 아닌가.
친북, 종북세력과 일부 야권의 사드반대가 중국의 보복론을 제기하며 정부의 대중국 외교실패라고 강변하니 참으로 웃기는 노릇이다. 김정은이가 핵과 미사일로 남한 불바다를 호언하고 있을 때 사드배치 하지 말고 중국정부 눈치 보고 북측에 굴복하여 적화통일로 가자는 주장 아닌가. 이런 이적(利敵)행위를 보고도 손을 못 쓰는 대한민국의 안보정책도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이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5호 (2016년 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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