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곤봉 제정신 맞는지요

[2030목소리-어른들은몰라요]

말로만 듣던 ‘공권력’
경찰이 이런 법입니까
욕설, 곤봉 제정신 맞는지요

글/김정은 (취업준비생, 25세)

2006년 한해가 마무리 되 갈 무렵 말로만 듣던 일부 경찰의 권위의식과 난무한 공권력 남용의 결정체를 보게 되었습니다.
연말연시 모임이 있었고 귀가 하던 길에 사소한 시비로 인해 우리 일행과 다른 일행들과 몸싸움이 일어났습니다. 인원수로 밀리는 상황이기에 싸우는 우리 일행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어 싸움을 제지 하려 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지만 어느 누군가 112에 신고를 하였고 경찰차 5대 정도가 차례차례 오기 시작 했습니다.

싸움구경 재미있다고?

마치 큰 싸움이라도 난듯… 경찰 10여명 정도와 몸싸움 하는 사람, 말리는 일반 시민들과 연말연시라 많은 만남으로 밖에 있던 그 많은 인파 속에 저 또한 있었습니다.
누가 그랬던가? 세상에서 불구경과 싸움구경이 제일 재미있다고…. 아니나 다를까 어디선가 얼마나 많은 인원이 모여 들었는지 감히 상상 조차 두려웠습니다. 사건이 금방 해결될리 만무한 상태에서 경찰차를 보자 정리가 되겠거니 생각했고 안심이 되어 갔습니다. 내 인식 속에 경찰은 대중매체에서의 비리 경찰이니 권의의식이라니 이런저런 말이 많아도 내게는 국민을 지켜주는 경찰의 인식이었기에 경찰차를 보고 놀라지 않고 안심이 되어갔었습니다.
내 나이 25살에 지능지수가 모자라지 않은 이상 경찰차가 오면 경찰서에 가겠구나는 생각이 들었고 더 이상 그곳에서 시간을 지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기에 난 경찰에게 빨리 태워달라고 까지 말을 하였습니다.
모두가 혼란스럽고 흥분하고 정신없는 상태였기에 진압에 있어서 시간이 다소 지체 되었고 그때 경찰이 우리 일행에게만 수갑을 채우려 하였습니다. 그때 나와 함께 있던 언니는 경찰에게 우리 일행만 채우지 말고 저쪽도 채워 달라 이야기 했습니다.

욕설, 곤봉과 내동댕이

물론 대화의 수준으로 이야기 했지 전혀 목소리가 커진다거나 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말 한마디 후에 내게 들려오는 말들은 너무나 당황스럽게도 거칠고 험한 욕설뿐이었습니다.
너무나 심한 욕설이었기에 어안이 벙벙해졌고 왜 욕을 하시냐고 묻자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욕을 더 내 뱉기 시작했고 경찰은 아무한테나 욕을 해도 되나요? 라고 묻자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다시 거침없는 욕설을 하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곤봉으로 내 왼손을 내려치고 목을 감싸 질질 끌다 나에게도 수갑을 채우라며 거침없이 욕설을 계속 내 뱉었습니다.
마치 영화에서 악질 현행범이라도 체포 하듯 강제적인 힘으로 내 두 손을 힘 있게 잡고 바로 손을 뒤로 꺾은채 땅바닥에 곤두박질치며 내동댕이 쳐버렸습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내동댕이치며 온힘을 다해 다시 한 번 손을 꺾었고 옆에서 언니가 “왜 이러세요”라고 하자 바닥에서도 선명히 들려오는 대답은 욕이었습니다.
순간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지? 하고 말입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앞서 말했듯 그 많은 백여명이나 되는 인파 속에서 나는 바닥에 누워있어야만 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나의 치마는 뒤집어 진체 엉덩이가 보여 지고 말았습니다.
순간의 그 많은 사람들의 시선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너무나 잔인한 수치심을 주었습니다. “치마 올라갔잖아요”라는 언니의 말에 아랑곳 하지도 않은 채 여전히 욕만 하고 있던 그 경찰을 지금 다시 생각하니 치가 떨립니다.
이로 인해 오히려 피해를 본건 저입니다. 손은 하염없이 부어오르기 시작했고 정강이는 멍이 들려고 고통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은 혼미해 졌고 공중에 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경찰에게 저는 흔히 듣던 미란다원칙도 들어보지도 못한채 차에 올라타 파출소로 갔습니다.

‘인권존중’ 간판 속 제복의 언행

파출소도 이곳저곳을 옮겨 다녔고 그 과정에 있어서 경찰들의 귓속말 하는 모습들이 여러번 눈에 보였고 내가 오늘 건수로 잡혀 온거 같다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파출소에서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않은채 시간이 흘러갔고 경찰은 마치 타수 대회라도 열린 듯 너무나 열심히 타자만 치고 있었고 잠시 후 종이 한 장을 주며 읽어볼 틈도 주지 않고 반말을 내뱉으며 지장을 찍으라 하였습니다.
파출소에 들어서자마자 보인 스티커는 인권 존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눈에 보인 건 인권 무시였고 우리의 보호자로 남자들이 오자 순식간에 우리의 호칭은 너에서 아가씨로 바뀌었습니다. 후에 커피도 한잔하라고 주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이래서 남자가 있어야 든든한건가? 하는 별 생각들이 다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무슨 설명도 없이 열심히 무엇인가를 작성하고 프린트 하고 우릴 경찰서로 넘겼고 넘기는 과정에 전 아까의 건수 의심을 확신할 수 있는 경찰의 한마디를 들었습니다. ‘오늘 장사 잘되네’ 명색이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공직에 있음을 증명하는 제복까지 갖추어 입고 보여준 그 말은 경찰의 이미지를 와르르 무너뜨려 버렸습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왜 교복을 입힙니까? 자기 본분이 학생임을 각인시켜 주고 허튼 행동과 언어를 사용하지 말자 또한 열심히 공부만 하자는 차원에서 입히는거 아니었습니까? 그럼 경찰 또한 제복을 입는 건 경찰이라는 책임을 더 각인시켜 주고 경찰으로써의 행동과 언어를 조심해야 하기에 경찰 또한 제복을 입는 것이라 생각하고 또한 제복만으로도 시민에게 왠지 모를 든든함을 느끼게 해줄 수 있기에 입는 것일 텐데 내게 보여준 경찰은 한심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어떤 것이 공무방해 입니까

그렇게 저는 조서를 받고 밤을 새우고 유치장이란 곳까지 가보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속옷을 벗고 철창이 채워진 작은 공간에서 10시간 이상을 보내야했습니다. 비참함의 연속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아무 죄 없이 들어 가 있는 상황 속에 그곳에서 부모님의 얼굴을 마주할 때 너무나도 혼란스러웠습니다.
그 안에서 정말 너무나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은 분명 반성의 의미로도 들어가 있는 곳일텐데 전 오히려 경찰에 대한 악심만 품게 되었고 내가 대체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 백번 천 번을 생각해도 모르겠다라는 답만 나왔습니다.
저의 죄는 공무집행 방해였습니다. 공무집행방해죄란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함으로써 그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죄를 말하는 데 뭘 폭행하고 뭘 협박했는지 무엇을 방해 했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내동댕이쳐지고 난후에도 소리 한번 욕 한번 하지도 않았는데 무슨 이유로 나에게 죄를 주었는지 이해 할 수도 용납 할 수도 없습니다. 정말 경찰이면 답니까?란 말이 나옵니다.
저의 이 경험으로 보여 진 경찰은 너무나 심한 권의 의식 속에서 살고만 있는 사람 같았고 그냥 장사꾼에 불과해 보였습니다. 경찰, 검찰, 국정원등의 정부 기관에서만 가질 수 있는 공권력이란 막대한 힘을 남용한 사건이라고만 생각되어 집니다.
공권력은 남용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안정과 치안을 위해서 필요한 것인데 경찰은 치안은 커녕 깡패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 무리 속에 나를 지켜주기는 커녕 오히려 폭행과 언어 폭행으로 아무 죄 없는 저에 수치심과 자존심만을 건드렸습니다.

공권력 남용이 이런 것이군요

우리나라 강한 사람 앞에선 한없이 약해지고 약한 사람 앞에선 한없이 강해지는 풍조가 있는데 이번일도 자기보다 연약하고 아무런 법 지식이 없던 상황에 있는 것을 뻔히 알고 힘으로 제압하려 했습니다. 모든 것을 힘으로 해결하려하는 풍조가 만연한 사회는 분명 더 큰 폭력과 다른 독재적인 권력이 분명히 등장할 것입니다.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자신의 공권력을 남발하기보다는 폭력시위 같은 정말 중요한 사건 속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나에게 했던 것처럼 그 공권력을 내세워 우리사회의 질서를 잡아줘야 하지 않을까요?
또한 일례로 음주 운전을 한 교수가 면허 취소에 소송을 걸었습니다. 정부기관에서 공익을 위해 연구 하여 온 점을 고려하고 어떤 피해를 주지도 않고 살아 온 나에게 면허 취소는 가혹하며 소송에 법원은 교수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자신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고 중요함 앞에서 무너진 이 공권력은 참으로 창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밖에도 흔히 대중매체에서 높은 관리직 분들이 법원에 출도하고 수감되는 장면을 보면 금방 풀려날 텐데 머… 하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이 저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무엇이 이런 생각 들을 하게끔 하는 것일까요?
몇몇의 경찰로 인해 내가 느낀 것뿐이지만 그간의 경찰에 대한 든든한 이미지는 사라지고 이젠 거리에서 경찰이 지나갈 때면 저 사람도 그럴까? 하는 생각과 지금쯤 또 어디에서 자신이 정당하고 투명하게 써야할 그 공권력을 남용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 안정과 치안을 돕는 경찰자격이 안되는 사람은 박탈당해 마땅하지 않을까요?
이 땅에서 힘없고 빽 없는 사람이 살아가기 힘들겠구나란 생각을 조금은 어린 나이에 알아버린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90호(2007년 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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