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초청, 박대통령 참석 헌화
경제·종교계·대학 등 후손지원 사업

‘고마운 나라’ 에티오피아
참전65주년 보은행사
참전용사 초청, 박대통령 참석 헌화
경제·종교계·대학 등 후손지원 사업

▲ 에티오피아 대장 의장대 사열받는모습(1955년). <사진=국가기록원>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5.25~6.1)을 통해 6.25 참전국인 에티오피아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뜻이 담긴 보은 행사가 감명스럽게 비쳤다. 이번 기회에 일부 생존해 있는 참전용사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다소나마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느껴졌기 때문이다.

‘고마운 나라’ 경제개발협력 보은

한·에티오피아는 혈맹관계이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전투부대를 파견하여 김일성의 남침전쟁을 물리치게 도와주었으니 오늘의 대한민국이 정성껏 보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통령의 순방 가운데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먼저 한국형 개발협력 프로그램인 ‘코리아 에이드’(Korea Aid)를 출범시키고 경제계는 기업인 165명이 참석한 비즈니스 간담회를 통해 우리의 경제개발 경험과 기술이 에티오피아 경제발전에 기여토록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제계에서는 아프리카 대륙이 지구촌의 마지막 성장엔진이라고 인식한다. 이에 따라 경제단체와 업종별 단체장 등이 지난 27일 아디스아바바에서 아케베 에티오피아 총리 특별자문관을 초청, 조찬간담회를 갖고 한국기업들의 현지진출을 통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에티오피아가 6.25 때 황실 근위대를 파견한 ‘너무나 고마운 나라’라고 말하고 한국기업의 기술과 경험을 에티오피아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경제계에서는 양국 간 협력을 통해 에티오피아를 선진국 시장의 수출 생산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하니 단순한 비즈니스 협력 차원을 넘어 6.25 참전에 따른 보은의 의미가 있다고 믿어진다.

▲ 박근혜 대통령이 아디스아바바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린 제65주년 한국전 참전 기념식에서 기념탑에 헌화한 뒤묵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기념식에서 참전 용사들과 인사를 하는 박대통령. <사진=청와대>

황실부대 강뉴대대 용맹전승 기록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7일 현지에서 6.25 참전 65주년 기념식에 참석, 기념비에 헌화 하고 양국 간 혈맹의 우의를 바탕으로 우리의 개발경험을 에티오피아 발전에 기여토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에티오피아의 참전기념관과 기념비는 지난 2006년 국가보훈처와 춘천시의 협조로 건립됐다.
이날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물라투 에티오피아 대통령이 참석하고 참전용사회 대표와 유가족 및 한국교민, 그리고 남수단에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된 한빛부대 장병들도 초청됐다.
청와대 발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셀라시에 황제가 황실 근위대 소속 지원병으로 ‘강뉴’(Kagnew) 부대를 결성하여 “이길 때까지 싸우라”고 지시, 침략군을 격파하는 전공을 세웠다.
이날 기념행사에는 강뉴부대 1대대 소대장으로 참전했던 Desta Gemeda 중위(준장 전역), 3대대 소속 간호사 Berknesh Kebede 부부, 형제가 함께 참전한 Mekonen Desta 씨 등이 초청됐다. 그러니까 참전 65주년 기념식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참석하고 생존하고 있는 노 참전용사들을 초청한 행사였으니 감격과 감동이 아니었을까.
이날 생존하고 있는 참전용사들에게는 잦은 우기에 대비하여 국산 3단 우산세트를 준비하여 선물했노라고 한다.
참전 강뉴대대 전투부대는 1951년 7월, 미 7사단 32연대에 배속되어 강원도 화천군 적근산 전투를 시작으로 철원, 김화 등 격전지에서 200회 이상 전투에서 빛나는 전공을 세웠다고 한다. 에티오피아 군은 총 3,518명이 참전, 전사자 122명, 부상자 536명의 희생을 감수했지만 실종이나 포로는 한 명도 없이 연전연승의 용맹성을 발휘했다는 기록이다.
그 뒤 에티오피아는 셀라시에 황제를 축출한 공산혁명으로 1974년부터 1991년까지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은 온갖 핍박과 천대를 받아가며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는 고난을 겪었다고 한다.

90년 중반부터 민·관 보은 손길

▲ LG전자 조성진 대표이사(사장)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약 60Km 거리에 있는 LG 희망마을을 방문했다.<사진=LG전자>

참전용사들에 대한 대한민국의 보은의 손길은 1996년 민관협의체의 모금활동으로 시작되어 2010년에는 공무원들의 봉급 우수리(1000원 미만) 돈을 모금, 매년 600명의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월 3만원), 생존용사들의 생활비를 지원(월 5만원)했다.
2011년에는 한국외국어대가 유학생에게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면제해 주고 월 30만원의 학습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첫 참전지대인 강원도 화천군도 2009년부터 참전용사 후손들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명지대와 한림대학도 장학사업을 진행해 왔다.
명성교회는 2003년 아디스아바바에 명성기독병원을 개설, 참전용사들의 진료비를 면제해 주고 배우자에게는 50%를 감면해 줬다. 또 2012년에는 의과대학을 개설하여 참전용사 후손 2명씩을 선발,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지원해 오고 있다.
LG는 2014년 아디스아바바에 희망직업학교를 개설, 참전용사 후손들을 우선 선발하여 3년 과정을 지원하고 한국국제협력단도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참전용사 후손 직업연수센터를 개설, 자동차·용접·배관·건축·전기·봉제 등 1년 과정 직업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1975년부터 참전용사와 후손들을 초청, 전적지를 순례하는 연례행사를 갖고 2010년부터는 고령 참전용사들을 찾아가는 감사행사를 갖고 있다.

참전기념비, 전승비 잘 관리되고 있나

이날 참전 6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멜레세 한국전 참전용사회장으로부터 1968년 방한한 셀라시에 황제와 박정희 대통령의 기념사진을 선물로 받았다.

▲ 한국전에 전투병력을 파병했던 에티오피아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가 68년에 내한하여 박정희 대통령과 만남을 가졋다. 사진은 리셉션 <사진=국가기록원>

당시 셀라시에 황제가 김포공항에 도착했을 때 박정희 대통령이 포옹으로 환영한 장면이 기억나고 춘천시 어느 지점에 설치된 에티오피아 참전비를 참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이 참전비가 어떻게 보존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참전 16개국의 기념비는 1960년대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에 뉴질랜드와 영연방 참전비 건립을 시작으로 1970년대 중반에 각국 참전비가 건립된바 있다. 미군 참전기념비는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필리핀 고양시, 콜롬비아 인천, 노르웨이 영등포구 신길동,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경기도 동두천시, 태국군 포천시, 호주군과 캐나다군 가평군 등에 건립된바 있다.
올해 6.25 전쟁 66주년을 맞아 참전국 기념비는 물론 가평, 금성, 홍천, 인제 등 곳곳 격전지 전적비 등도 잘 보존 관리되고 있는지 관계당국에서 확인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3호 (2016년 7월호) 기사입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