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R&D·파트너십·육성책 필요

<에너지산업 기획>

2차전지시장 개화대비
ESS 시장지배력 강화
삼성SDI·LG화학, 글로벌시장 주도
지속적 R&D·파트너십·육성책 필요

▲ 2차전지 산업의 생산 시장현황. <사진=화학경제연구원>

매년 반복되는 전력 수습의 불균형 문제가 이는 가운데 최근 ESS(Energy Storage System), 즉 ‘에너지저장시스템’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최근 정부는 국내 전력 시스템의 핵심 설비로 에너지 저장장치 ESS를 확대 적용해 2030년까지 5조원의 10GWh 규모로 육성할 방침이다. 반면 삼성SDI와 LG화학 등의 국내기업들은 ESS 관련 수주 실적을 계속 거두고 있다.

ESS 인프라 구축, 표준화·인증·평가센터

정부는 이미 지난 2011년 ‘에너지저장 기술 개발 및 산업화 전략 K-ESS 2020’을 마련하여 202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30%를 목표로 총 6.4조 원 규모의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를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촉진법’을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자 비율을 1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ESS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의 관련 정책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는 리튬전지를 채택한 ESS 보급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보급화 사업에 165억 원을 지원하여 총 12MWh의 ESS를 설치했다.
ESS 고효율 인증제도의 도입(‘13년)과 함께 향후 ESS 설치량 증가에 대비해 국내 사업화 및 수출 확대에 필요한 ESS용 이차전지의 시험 평가 인증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추진되고 있다. 이미 일본은 JET, JQA를, 미국은 UL, 독일은 VDE의 인증제도를 갖추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ESS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 8월에 주파수조정용 에너지저장장치의 상업운전 개시에 이어, 중소 ESS 기업의 시험·인증 부담을 해소하고 이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2019년까지 총 260억 원을 투자해 ESS시험평가센터를 구축키로 했다. 더불어 각종 제도, 안전 규격 및 지원책도 같이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ESS의 특성을 고려하여 신재생 에너지, 국내 배전망 발전기 예비력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또한 기업이 수출할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 영역의 ESS 기술을 확보하고 국제표준에 대응토록 전폭 지원할 예정이다.

▲ ESS 시장 추이. <자료=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2012.09>

2차전지 시장, ESS확대로 韓中日 경쟁

지난 1991년, 일본은 리튬이차전지를 상용화에 성공함으로써 충전 고효율의 기술과 긴 수명으로 인해 기존의 화학전지 시장을 엎고 새로운 리튬이온배러리 시장에 발 빠르게 진입하기 시작했다. 1999년까지 일본은 세계 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이차전지 시장이 커짐에 따라 90년대 초반 삼성SDI와 LG화학이 관련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고, 중국 업체들은 2000년대 초반에 사업을 개시했다. 그동안 중국은 원자재를 일본으로 수입했던 것을 지난 2005년부터는 자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지금까지 2차전지 관련 기술들이 많이 축적되어 현재는 물론 향후 전기자동차 배터리(EV)·하이브리드 자동차(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도 시장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한국 업체들은 모바일·IT용의 이차전지 위주로 인한 소형 리튬이차전지 시장에서 1위를 지키왔다. 앞으로는 EV와 ESS 시장 위주로 급성장이 예상되면서 이차전지 시장의 변화 추이가 예상된다.
매년 ESS 시장은 극격히 확대 팽창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리서치(Navigant Research) 자료에 따르면, ESS 시장이 2013년 16조 원에서 2020년 58조 원 규모로 연 평균 53%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속적인 성장으로 2030년에는 120조원 규모(삼성경제연구소, ‘14년자료)의 에너지 저장시상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1위공방, 삼성SDI vs LG화학

글로벌 ESS 시장 성장세의 중심에 국내 업체 중에서는 삼성SDI와 LG화학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양사의 1위 공방전은 치열하다.
삼성SDI가 본지에 제출한 글로벌 ESS사업 1위의 근거로서 제시한 자료는 일본의 2차전지 조사전문기관인 B3社의 리포트다. B3가 2014년에 발표한 ESS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조사에서 삼성SDI가 시장점유율 23.6%(M/S)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는 지난 2014년 5월에 프로스트 & 설리번(Frost & Sullivan)社로 부터 '2014년 유럽 ESS부분 올해의 기업상'을 수상해 유럽 빅3 시장에서 위상을 높인바 있다.
반면에 LG화학이 제출한 근거자료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네비건트리서치 보고서다. 해당 자료에 의하면, ESS 분야 배터리 기업평가보고서에서 LG화학이 총 84점으로 1위를, 삼성SDI는 83.5점으로 2위를 달성했다고 보고됐다.
네비건트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15개의 글로벌 업체 중 LG화학의 ESS는 세계 1위로 꼽힐 정도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ESS 시장에서 대표적인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인 삼성SDI, LG화학의 양사가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을 펼치고 있다.

▲ '12~'14年 삼성SDI 시장점유율. (단위:MWh). *M/S : market share

삼성SDI, 품질·신뢰·커스텀·파트너십

삼성SDI는 2011년 일본 니치콘社에 가정용ESS 독점공급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영국, 이탈리아, 독일, 미국 등의 시장에 진출했으며, 특히 유럽 빅3 ESS 시장으로 불리는 영국, 이탈리아, 독일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가고 있다.
지난 2013년 3월에는 가정용 리튬이온 ESS로는 세계 최초로 독일의 전기기술자협회(VDE) 인증을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의 JET, 미국의 UL 인증도 잇따라 획득하며 세계에서 안전성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SDI는 2010년부터 ESS 생산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만 4년 만에 그것도 자국의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한 대규모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세계 정상에 올라섰다. 삼성SDI가 이렇게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소형 2차전지 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글로벌 경쟁업체보다 10년이나 뒤늦게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한 삼성SDI가 단기간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모바일용 2차전지에서의 신뢰성을 기반으로 작용한 결과다.
2000년대 이후 IT·모바일 기기가 확산되고 관련 배터리 수요가 그만큼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삼성SDI는 리튬이온 전지의 특성상 안정성이 가장 큰 요소로 판단하고 기술적인 품질에 주력했다. 이러한 기술 경쟁력과 시장 신뢰성이 ESS 사업에도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삼성SDI는 국가별로 최적화된 솔루션을 구사했다. 지난 2011년에 대지진을 경험한 일본은 블랙아웃에 대한 공포심이 강해 신재생에너지와 ESS를 결합한 발전 형식을 원하고 있었다. 이에 삼성SDI는 니치콘社와 손을 잡았다. 일본 내 가정용 ESS의 시장점유율은 48.7%(후지경제연구소 ‘13년)에 육박할 정도다.
여기에 스위스 ABB社와의 MOU체결, 중국 선그로우社와의 합자사 설립, 미국 GE社와의 글로벌 전력사업 기업들과도 강력한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

▲ 삼성SDI의 주요 수주 내역. <자료제공=삼성SDI>

LG화학, ESS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네이건트 리서치에서 ESS 배터리 분야의 경쟁력에서 세계 1위로 평가받고 있는 LG화학은 2011년 말, 특허청에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출원된 ESS 관련 총 특허건수 944건 중에서 LG화학의 ESS용 리튬 배터리 출원건수의 41%, ESS용 BMS(배터리관리시스템) 출원건수의 34%를 차지해 출원건수 1위를 차지했었다.
반면에 최근의 보유 특허현황을 조사한 SNE리서치에 따르면 ‘95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SDI와 LG화학이 특허수 2,416건과 1,936건으로 각각 1,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그만큼 ESS와 관련한 비즈니스 생태계가 구현돼 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3년 안에 본격적인 ESS 글로벌 시장이 가동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은 5년 동안의 연구결과로 지난 1998년에 국내 최초의 휴대폰·노트북에서 사용되는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의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로 LG화학은 전 세계 ESS시장에서 각종 MOU 체결, 납품 실적, 제품공급업체 선정·자격 등을 취득함과 동시에 국내에서는 LG전자, GS칼텍스, 한국전력, 포스코 등과 현재 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 그리드 실증사업의 3개 프로젝트(Smart Place, Smart Transportation, Smart Renewable)에 참여했었다.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과 함께 LG화학의 ESS 사업 전략은 글로벌 최고의 전력회사, 전력엔지니어링 회사 등과 전반적인 ESS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에 전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굵직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미래 시장 선도를 위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 LG화학의 주요 사업연혁. <자료제공=LG화학>

에너지 안보 속 新에너지 ‘ESS’

최근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의 환경적인 문제해결와 수급 불균형에서 오는 전력난(blackout)의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는 떠오르는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7%로 에너지 약소국인 우리나라가 에너지 강국으로 한걸음 나아가려면 그만큼 에너지 안보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쌓아올린 브랜드 신뢰성을 바탕으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을 지원 받으면서 ESS 해외시장에서 선도적인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
이제는 정부의 ESS관련 사업의 다양한 육성정책과 함께 해당국가별로 차별화된 커스텀 시장전략이 필수이며 또한, 글로벌 전력업체들과의 강력한 협력체제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끊임없는 신기술을 개발함으로서 전력거래와 같은 신사업 모델을 창출·개발해야 할 것이다.
한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 지구적인 대응 체제인 2020년 新기후체제인 ‘POST-2020’가 본격 출범하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산업에서의 혁신은 더욱 촉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98호 (2016년 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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