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규총장, 싸워 이기는 육군 다짐

2015년 송년 휴전선
적진 허세앞 필승 자신
금강산 가는 길목 22사단 장병사기
장준규총장, 싸워 이기는 육군 다짐

▲ 금강통문 단체사진. <사진촬영·제공=육군본부>

동해안 따라 금강산 가는 길의 ‘금강통문’을 지키는 육군 22사단 장병들의 연말 표정은 너무나 평온 담담했다. 2015년 12월 20일(일) ‘방송평론가 안보현장 견학’ 팀을 맞아 익숙해진 상시업무 그대로 환영하면서 긴장이나 불안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바로 눈앞의 “적진(敵陣)쯤이야”라는 자신감으로 비친다.

‘금강통문’ 22초소 구호 ‘견적필살’

▲ 안보현장방문 도착사진. 필자(배병휴 경제풍월 대표). <사진촬영·제공=육군본부>

실로 빤히 보이는 금강산, TV 화면에서 자주 보던 금강산 만이천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지점에 북으로 가는 기찻길도 선명하지만 곳곳에 주적의 지하 잠복초소가 배치됐다고 말하면서도 대수롭지 않다는 느낌이다.
육군 22사단장 최병혁 소장이 일부 참모진과 함께 현장서 안내했다. 함부로 나다니는 장병은 보이지 않는다. 방문객의 눈치를 볼 것이 없다는 표정이 마음에 들었다.
금강산 가는 길목이라 관광 갔다 피살된 박왕자 씨 사건 생각에 분통이 되살아난다. 방송에서 종횡무진 하던 논객들이 질문을 쏟아냈지만 상황설명 장교는 후방의 국민들이 걱정할 것 없다면서 청산유수로 응답한다. 주적이 도발해오면 즉각 응징해 온 자신감으로 보인다.
적진 코앞의 22소초 생활관, 북카페, 사이버 지식정보방이 예전에 없는 시설이다. 육참총장의 지휘 역점에 따라 북카페에서 공부하는 병사들의 표정도 평온하고 세련되어 보였다. 교양서적 외에 전문서적들을 읽고 있으니 뜻밖이다.
전방 위문 시에 ‘빵보다는 책’이라는 말이 감명 깊다. 그동안 언론보도를 통해 22사단의 사건·사고를 염려했었지만 장병들의 인성(人性)바로세우기가 한창이니 너무나 반갑다. 소초장 중위와 악수를 하니 힘이 불끈 솟는다. 그가 ‘견적필살’(見敵必殺)이라는 구호를 외치니 든든하기 짝이 없다.

금강산 마주보는 717 OP의 자신감

▲ 소초 교육. <사진촬영·제공=육군본부>

717 OP로 오르는 길은 콘크리트 포장이 잘 되었으니 여름철 폭우가 쏟아져도 장병들이 인력으로 복구할 필요가 없어졌다. 금강산 전망대에서 적진을 깨알처럼 짚어가며 설명하는 20대 소위의 브리핑 솜씨가 숙달됐다. 주적이 DMZ를 야금야금 파고 들어와 아군도 바짝 전진할 수밖에 없었노라고 설명한다. 가까운 지점은 겨우 수백 m로 적의 숨소리도 청취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장병들이 적진의 궁색한 모양새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적의 허세를 보고 때론 킬킬 웃는다고 했다.
부임 1년6개월의 키 큰 사단장 최 장군이 육군 22사단은 휴전선 최 동해안 부대로 GOP 전선 30여km, 해안 경계선 100km 등 도합 130km를 방어한다고 자부했다. 또한 지형지물상 남북관계의 가장 민감한 금강통문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해발 제로에서 천 수백m 고지들을 동시 방어하는 고충도 이야기했다.
동해안 최북단의 사시사철 기상이 고약한 것으로 이미 널리 소문이 났다. 여름 폭우도 무섭지만 겨울 폭설은 수 m를 기록한다. 지난해는 2m가 넘는 폭설로 제설작전에 장병들이 고생했었다고 한다. 이 무렵 북측에서도 제설작업이 벅차 현대 측에 지원을 요청하여 각종 장비를 투입, 거뜬히 제설 처리해 줬다고 한다.
최 장군은 22사단이 가장 복무환경이 열악한 부대로 오해할는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율곡선생의 10만 양병설을 따르는 대한민국 장병 인성교육장의 역할을 맡고 있노라고 강조했다. 22사단이 운영하는 율곡회관에서 장병들과 함께 먹은 김치찌개가 꿀맛이었다.

50년전 비해 휴전선 방어인프라 확충

필자는 방송평론가 안보현장 견학 팀에 경제기자로 편승했다. (사)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 등 30여명의 얼굴들이 낯익은 분들이다. 종편과 뉴스채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남녀 변호사, 교수, 세월호 침몰사건 후 사건수사 전문가로 출연하는 경찰간부 출신들, 탈북 후 북한 인권·민주화를 역설하는 운동가들, 일부 진보 논객에다 인기 종편 제작팀 등으로 구성됐다.
수색 비행장에서 간성 비행장까지 대형 CH-47수송기(시누크 헬기) 편은 고막을 찢는 소음·굉음이 고통수준이었다. 안내장교로 김 소령, 송 대위 등이 동승했지만 계롱대 육본에서 육본정훈공보실장 조형찬 준장, 육본정책차장 김현종 준장 및 영관급 장교, 육본 홍보과 언론협력관 이서인 부사관(여군 중령 전역), 참모총장 정책보좌관 박종식 씨 등이 현장으로 달려왔다.
왜 육본에서 이토록 특별한 관심을 보였을까. 참모총장이 ‘국민의 군대’와 국민과의 소통을 특별히 강조한 지휘지침의 일단이라는 설명이다.
방송 논객들 속에 군사·안보 전문가들이 많아 귀동냥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필자가 50여 년 전 한탄강 열쇠부대의 GOP 소대장으로 복무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때와 지금의 휴전선 방어 인프라와 장병들의 숙식환경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1960년대 초반의 155마일 휴전선은 철책 아닌 목책선으로 주적이 들락거릴 구멍이 많았다. 밤낮없이 확성기를 통한 전선교란과 공중삐라 도발이 극성이었다. 적진은 전깃불 켜고 아군 진지는 지상으로 노출된 채 토막사에 호롱불 신세였다. 홍수와 폭설피해는 모조리 인력으로 복구하던 시절이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원시시대였다.
그 사이 나라가 발전하고 국력이 확충되니 국민의 군대 복무환경도 얼마나 좋아졌는가. 전문지식을 갖춘 방송 논객들이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장총장, ‘적과 싸워이기는 정예육군’ 다짐

▲ 소초 교육. <사진촬영·제공=육군본부>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육군회관 태극홀에서 환영만찬을 베풀어 방송논객들의 자유발언이 쏟아졌다. 모두가 군을 독려하고 지휘부의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장 총장이 육군이야말로 국가방위의 중심군이라고 응답하고 정예강군 육성에 최역점을 두고 전쟁억제와 지상전의 승리를 다짐하며 국민편익 증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훈련을 강화함으로써 일전불사(一戰不辭)의 정신태세 하에 확고한 대북관으로 언제나 전투의식을 유지하는 ‘항재전장’ (恒在戰場) 의식으로 강군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군은 2015년 말로 GOP의 과학화를 선언했다. 전 야전사단의 경계시스템 전력화를 완료하고 감시 사각지대 열 영상 CCTV도 배치했다. 또 감시와 타격이 동시 가능한 원격사격 통제체계도 구축했다고 밝혔다.
장 총장은 야전 지휘관들과 현장 토론을 통해 ‘적과 싸워 이기는 정예육군’을 목표로 전 간부 정예화와 장병들의 인성 바로 세우기를 적극 추진키로 다짐했다.
그 사이 육군은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 입영 전 인성검사를 강화하고 복무 부적격자 식별, 관리체계를 보완했다. 부모들의 걱정과 장병들의 고립감 해소를 위해 중·소대급 SNS를 운영하고 부대개방 행사도 정례화 했다. 또 인권침해 처벌을 강화하고 국립과학수사 연구기관 등 민간 전문기관과 MOU도 체결했다.
양성평등을 위해 육본에 양성평등센터를 설치하고 사단에는 양성평등 상담관을 배치했다.
국민이 바라는 ‘국민의 군대’는 전쟁이나 전투보다 적의 도발의 사전억지이다. 김정은이 감히 남조선을 도발했다가는 왕조체제가 망하고 말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만큼 전투력의 증강과 정신전력의 강화훈련으로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어야만 한다는 소망이다. 특전사령관 출신의 장준규 총장이 이 같은 국민의 염원을 전 야전군에게 심어줄 것을 다짐하며 이번 방송논객들의 안보현장 견학에 참여한 것을 보람 있는 기회였노라고 평가한다.

우리땅, 독도는 지금 무사하다

▲ 하늘에서 바라본 독도 전경. <사진촬영·제공=육군본부>

육군 안보현장 견학과는 별도로 송년기념 우리땅 독도방문 기회가 있었다. 독도 경비대장 권세익 경감이 경찰관 4명, 의경 36명과 함께 매일처럼 기웃거리는 일본 순시선을 감시해야 하지만 무사하다고 강조한다. 생활관에는 간이 샤워시설이 갖춰 있으니 옛날에 비하면 퍽 개선됐다. 디젤발전, 태양광 발전으로 경비대, 등대시설, 접안시설, 독도관리사무소가 전기를 이용하고 오폐수 처리시설도 가동한다.
절벽 위 난간에 설치된 포대와 기관총대에 20대 새파란 의경이 새빨간 얼굴로 근무하며 망망대해에도 볼 것이 많다고 한다. 내려다보니 청결바다에 독도 주민 거주지가 내려다보이고 고깃배들도 띄엄띄엄 움직인다.
방문기념으로 ‘한국령’과 우체통 앞에서 촬영하고 경비대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공개모집 시 자원한 권 경감은 독도경비의 보람을 말하고 공개선발로 채용된 젊은 의경들도 육지와 소통하며 5개월이면 휴가를 다녀올 수 있다는 꿈을 이야기 한다.
해군과 공군이 가까이 있고 곧 해병대가 진출한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한다. 우리 땅 독도가 마냥 외롭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경비대원 가운데 경상도 출신 20대가 “너무 걱정 마이소”라며 편히 다녀가시라고 인사하여 감명을 받았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97호 (2016년 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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