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발전의 산 교훈

[특별기획 국토개조대역사⑨]

되살아나는 시화호
개발과 환경의 조화로
지속가능 발전의 산 교훈
철새떼 돌아오자 각 부처 활용방안 논의

1994년 1월 24일,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와 옹진군 대부면 방아머리를 잇는 동양최대규모의 시화방조제 끝막이 공사가 마무리됐다. 이날 연결된 시화방조제는 경기도 안산·시흥시와 옹진·화성군 등 1도 2시 2군을 연계개발하기 위한 시화지구간척종합개발사업의 1단계 사업의 핵심공정이다.

시화지구는 인천 인근해역, 아산만 등과 함께 경기만 갯벌을 형성하고 있으며 리아스식 해안이 잘 발달되어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으로 인근에는 영종도 신공항 건설사업을 비롯하여 송도 LNG 인수 기지 건설 사업, 화옹지구 등의 간척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 시화방조제

시화호 개발이 환경의 중요성 일깨워

특히 시화지구는 수도권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어 공업용지 수요가 많고 반월 및 인천 남동공단에 인접하여 사회간접자본의 추가부담이 적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서해안 간척자원조사를 통해 주요 간척사업지에 포함되었다.
이처럼 개발 잠재력이 높은 지역을 종합적으로 개발하여 수도권의 인구분산에 기여하고 새로운 산업부지와 식량생산기지를 조성하며 5천650ha의 담수호를 조성하여 1억 8천만 톤의 관개용수 등 수자원을 확보한다는 것이 시화지구간척종합개발사업의 목적이었다.
국토확장과 해안선 단축, 서해안 공업 전초기지 건설, 수도권의 인구분산 효과 및 고용증대, 수자원 확보 및 대단위 기계화 영농단지 개발, 새로운 관광명소 등으로 개발하여 낙후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안산시와 연결된 공단배후도시를 건설하여 수도권의 인구과밀현상 완화 등을 목적으로 추진된 것이다.
그러나 방조제 축조 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사정은 달라졌다.
90년대 대표적 환경오염사건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시화호오염으로 당초의 사업계획은 상당부분 철회되거나 무기한 연기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또한 시화호오염을 계기로 간척사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어, 이후 새만금사업과 인접해 있는 화옹지구 간척사업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 환경단체 등에서는 시화호오염으로 드러난 간척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새만금사업을 비롯한 모든 간척사업의 중단 또는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와 시위를 벌이는 등 간척사업에 대한 반대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또한 건설교통부가 추진하던 동강댐 건설도 시화호오염의 여파로 환경단체에서 강력히 반대함에 따라 계획자체를 백지화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는 않았다. 개발과 환경의 조화로운 공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환경위해성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고 사업계획에 반영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년 6개월에 걸쳐 민관공동조사연구 결과, 새만금사업을 친환경 순차적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은 시화호 오염으로 담수호의 수질문제가 사회문제화됨 으로써 보다 철저한 환경대책을 수립하는 계기로 작용한 것이 분명하다.
한때 ‘죽음의 호수’, ‘무분별한 개발이 낳은 사생아’, 국민의 정부 출범을 위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새만금간척사업, 경부고속철도 사업과 더불어 3대 부실사업이라는 혹평을 받아온 시화호. 그런데 이 시화호가 최근 되살아남으로써 시화호에 쏠리는 각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화방조제 준공으로 시화호 조성

시화지구간척종합개발사업은 이미 1977년 개발계획이 수립된 데 이어 1982년부터 1986년에 걸쳐 기본조사와 실시설계과정을 거친 뒤 94년에 방조제 끝막이 공사가 마무리된 데 이어 1998년에 방조제 공사가 완공되었다. 대부분의 간척사업이 그렇듯 계획에서부터 준공까지는 보통 20년 이상에 걸쳐 공사가 추진된다. 시화지구간척종합개발사업 역시 개발계획 수립과 기본조사, 실시설계, 방조제 준공까지 약 20년이 걸렸다.

방조제로 막힌 안쪽의 바다 일부를 저수량 1억8천만t의 담수호로 이용하고 나머지는 매립하여 서울 여의도의 약 60배에 달하는 1만7천3백㏊(5천1백90만평)의 땅을 조성한 뒤 매립지 북쪽에는 공단 1천3백여㏊를 매립지 남쪽에는 농경지 4천9백㏊,신시가지 4천㏊등으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당초 계획대로 2단계 사업이 완공되면 농경지에서 연간 2만2천t의 식량이 생산되고 담수호에서 인근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신시가지와 연계된 관광휴양단지로 개발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해안선이 단축돼 농어촌관광 위락단지의 여건조성 등 도서지역을 균형개발 하는데도 그 목적이 있었다. 시화호는 이러한 기본 방침에 따라 외곽시설인 방조제공사로 만들어졌다. 시화방조제는 크고 작은 5개의 방조제로 이루어져 있다. 1987년 6월 착공하여 탄도방조제(833m), 불도방조제(290m), 대선방조제(327m)가 완공된 데 이어 94년 1월 주 방조제인 시화1호 방조제(3,816m)와 시화2호 방조제(7,390m) 등 5조 12,676m의 방조제공사가 완성됨으로써 시화호가 탄생한 것이다.

▲ 최종 끝물막이 공사 전경

복합형사석공법으로 끝막이 성공

시화호는 유역면적이 42,720ha이며 담수호면적만도 여의도의 20배에 달하는 6,100ha에 이른다. 총 저수량은 3억3천만 톤이며 유효저수량이 1억8천만 톤이다. 시화방조제에는 시화배수갑문과 탄도배수갑문 등 2개의 배수갑문이 있으며 통선문과 어도, 제염암거, 선착장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시화방조제는 간척기술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란 게 관련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기본조사에서부터 세부 실시설계 및 공사감리 등을 단계별로 거치면서 간척사업의 성패를 가름할 수 있는 방조제 끝막이 연장구간 2,193m를 남겨두고 성난 파도와 영하의 혹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54일만에 간척사상 최대의 난공사를 국내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성공한 것이다. 시화지구 방조제 체절공사에 채택된 공법은 복합형사석공법. 조수간만의 차가 최고 10.3m, 최대유속이 초당 7.5m로서 6시간마다 한강의 홍수경보 때와 맞먹는 9억6천만㎥의 바닷물이 드나들며 7?8톤 크기의 바윗덩어리들을 흔적 없이 휩쓸어가 버리는 공사여건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이 공사관계자의 설명이다.

세계적인 화란 NEDECO사의 기술지원을 마다하고 더욱이 국내 일부 전문 토목계에서 서산방조제 체절 때 채택되었던 폐선 가라앉히기 식의 공법을 주장했으나 당시의 기술진들은 이를 마다하고 복합형사석공법을 채택하여 최종 물막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담수화 시작과 더불어 오염 가속화

동양최대의 방조제, 가장 어려운 공사 여건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기술로 방조제 끝막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조성된 시화호인만큼 지역사회와 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컸다.

그러나, 담수화가 시작되면서부터 시화호의 운명을 크게 바꿔 놓을 엄청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시화호가 시커멓게 썩어 들어간 것이다.

수질오염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시화호 오염의 원인은 무엇인가? 시화호 오염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오염된 시화호의 수질을 개선하는 것 외에도 앞으로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막고, 막대한 국가예산의 투입으로 조성된 시화방조제와 시화호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화호 오염원인은 복합적이며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만큼 시화호 오염 원인을 둘러싸고 사업주체와 환경단체간의 시각에도 차이가 있다.

환경단체에서는 방조제 축조가 주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시화호는 유입되는 자연수에 비하여 호수의 용량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담수호로 형성될 수 없는 조건을 갖고 있으며, 호내에서의 순환이 어려워 유입된 오염물질이 대부분 호내에 정체되었다. 더구나 유역이 공단 및 시가지로 개발됨에 따라 유입되는 하천이 오염되어 더욱 가중되었다는 것이다.

방조제 공사가 완료됨에 따라 유입된 오염물질은 대부분 호내에 침강되며, 호내에 남아 있던 해수는 유입되는 담수에 의해 저층에 위치하게 되었는데, 표층에서는 식물플랑크톤의 대증식으로 적조 및 갈조현상이 끊이지 않았으며, 유기물의 생성량이 많아짐으로써 오염이 가속화되었다는 것이다.

폐수유입에 비해 정화처리시설 부족

이에 비해 사업주체는 오염의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서해안에는 수백개의 방조제가 있으나 시화호와 같이 오염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즉 방조제 축조로 인해서 오염이 가속화된 측면은 있으나 오염의 근본원인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시화호오염의 근본원인은 시화호유역에 위치한 공단의 폐수와 생활하수, 축산폐수 등이 정화처리되지 않은 채 호소로 유입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방조제를 축조하지 않더라도 이처럼 정화처리되지 않은 오염된 물이 바다로 흘러들게 되면 인근해역의 오염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시화호의 수질은 유역내 안산시를 중심으로 한 도시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반월, 시화공단의 입주업체 및 농촌지역의 가축사육 증가 등으로 유역으로부터 유입된 오염물질이 담수호 내에 계속 축적되면서 시화호 오염은 가속화되어 갔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시화호 오염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한다. 갯벌의 정화능력만 믿고 환경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채 폐수와 하수를 무단방류하던 무책임한 처리방식이 결국에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같은 서로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시화호 오염의 주요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엄청난 공장폐수와 생활하수, 축산폐수의 유입, 둘째, 수질정화처리시설의 부족, 셋째, 호소의 수질정화처리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담수화추진 등이다.

다시 말하면 시화방조제로 인해 시화호가 조성되었지만 방조제가 호소오염의 주범이란 시각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진단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그동안 표면화되지 않았던 시화호 일원의 수질오염원의 무단방류가 시화방조제 체절로 구체화되고 가속화되었다는 것이 정확한 진단이다. 물론 상류를 비롯한 유역일대의 오염원 정화처리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채 담수화를 추진하여, 시화호 오염을 가속화시켰다는 비난은 면할 수 없다.

96년 시화호오염을 둘러싼 감사원 감사결과에서도 시화호 오염원인을 오·폐수처리시설 완료에 앞선 방조제의 축조, 시화공단내 하수관로의 부실시공, 미흡처리된 오·폐수의 호수 유입, 공장폐수 방류 등이 종합적으로 빚어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담수화 포기, 해수유통으로 수질회복

현재, 시화호는 담수의 형태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해수유통으로 담수호의 기능은 상실한 채 관리되고 있다. 방조제 갑문을 열어 바닷물로 희석시키는 등 긴급대책과 상류유역에

하수종말처리장을 증설하는 등의 대책을 추진함으로써 수질개선효과는 구체적으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시화호 내의 수질이 인근해역 수질이 비슷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담수가 아닌 해수로서의 수질이다.

시화호를 담수화 할 것인지 아니면 현재처럼 해수를 유통시킬 것인지는 좀 더 두고 판단할 문제이다. 담수화를 하든, 해수를 유지하든 간에 상류유역으로부터 유입되는 오염원을 정화처리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염원의 구체적인 분포현황과 유입현황, 오염원별 처리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시화호로 유입되는 주 오염원은 생활하수, 공단폐수, 축산폐수이다. 99년을 기준으로 볼 때 시화호 유역에는 소 19,342두, 돼지 9,478두, 닭 328,581두가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축산폐수의 대부분은 화성군 유역에서 발생되고 있다. 특히 반월천, 안산천, 신길천 유역에는 사육농가수는 많으나 사육두수가 적어 부업의 형태를 띄고 있어 비점오염원의 관리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이들 사육장은 대부분 영세하여 분뇨 처리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발생된 분뇨는 강우시 대부분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다.

방조제를 건설할 당시에는 시화호 유역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역하천이 깨끗하였지만, 도시개발로 인한 오염이 가중되었으며, 이들 하천수가 거의 처리되지 않고 유입되고 있다. 현재 시화호 유역의 인구는 60만 명으로 94년 말의 40만 명에 비하여 크게 증가하였고, 고잔 지역의 주택단지 개발로 인해 계속적으로 인구가 늘어날 전망이다. 고잔 지역은 시화호에 인접되어 있어 이곳에서 발생된 오염물질이 하천으로 유입되면 정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시화호의 오염원의 주요한 요인은 인구증가로 인한 생활하수나 축산 폐수도 한 원인이지만 하수량의 98.5%에 해당하는 폐수를 발생하는 안산시 반월공단과 시화공단, 팔곡교 부근의 반월도금조합 등이 더 큰 오염원이다. 여기에 기업체의 폐수 무단방류까지 겹쳐 시화호 오염을 가중시켜 온 것도 사실이다. 현재 반월공단에는 2,800여개 기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이중 조립금속업체가 1,700개사에 이른다. 시화공단의 경우 1,700개 업체 중 조립금속업체가 900여 개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시화공단의 경우 입주업체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되살아나는 시화호, 철새·야생동물 늘어

이에 비해 정화처리 능력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안산하수처리장의 용량부족으로 처리장으로 유입되는 폐수의 일부가 그대로 시화호로 방류되었다.

현재는 용량이 초과되는 폐수를 시화하수처리장으로 유도하고 있다. 오염의 심화는 턱없이 부족한 정화처리시설에서 비롯된다. 하루 총 36만t에 달하는 안산과 시흥지역에서 발생하는 오·폐수량 중 18만4천여t은 아무런 대책 없이 시화호로 유입되고 있다.

반월공단에서 발생되는 공장폐수 11만 8천t중 상당량은 잘못 연결된 빗물하수구로 흘러들어 시화호로 유입되고 있다. 안산시내에서만 하수관 오접지점이 8천?1만개소에 달할 것이라는 안산시의 추정이다. 시화호로 유입되는 신길(45.7ppm) 화정(28.1ppm) 안산(20.3ppm) 반월(19.5ppm) 동화천(11.4ppm) 등 주변 하천의 오염도 극에 달한 상태다.

이 거대한 인공호수는 주변의 시화공단과 반월공단내 업체에서 하루 20여만t의 공장폐수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조금씩 썩어갔다.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94년 5.2ppm에서 97년엔 20.8ppm으로 높아지는 등 수질이 급속히 악화됐다.

‘죽음의 호수’로 전락했던 시화호가 최근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오염된 호수물을 바다로 빼내고 해수를 유통시키는 한편, 하수처리장을 증설하는 등의 대책이 추진되면서 시화호는 담수화되기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이 같은 대책이 조금씩 효과를 보여 COD는 현재 6ppm으로 회복됐다.

안산시 조사에 따르면 시화호에는 15만여마리의 오리와 100여종의 철새가 살고 있다. 간척지에선 고라니 노루 등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숱하게 발견됐다. 물 위에 오리떼가 떠 있고 그 위로 철새들이 한가롭게 날아다녔다. 한 때 수면 위를 가득 메웠던 썩은 물 거품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호수가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방조제 4차선 도로 개통, 관광객 증가

지난 8월 8일에는 시화방조제 4차선도로가 개통되었다. 87년 공사착공, 94년 1월에 끝막이 공사를 한 후 4차선도로로 확장했다. 여기에 자전거도로와 교통안전시설물 등을 설치 후 주민편의를 위해 4차선도로를 먼저 개통하게 된 것이다. 노선버스도 신설되어 더욱 편리하게 대부도 및 영흥도를 다니게 되었다. 바다 한가운데를 지나는 4차선도로를 신나게 달릴 때는 시원한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경기도 안산시와 시흥시 간의 미묘한 입장차로 최근 4차선으로 완공된 시화방조제 도로의 조기 완전 개통이 늦어졌다. 도로 개통으로 혜택을 볼 안산시는 조속한 개통을 희망했으나 시흥시는 개통 이후 도로 유지보수관리에 따른 예산과 인력난 등을 이유로 개통에 난색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30일 개통될 예정이던 시화방조제 도로는 약 4개월 가량 늦어진 지난 8월 8일 개통하게 된 것이다.

시화방조제 도로는 지난 87년 시화지구 간척사업을 위해 한국수자원공사가 모두 2천500억원을 투입, 시흥시 오이도?안산시 대부도 방조제 위에 설치한 길이 11.2㎞, 너비 18m의 4차선 도로이다.

방조제 도로 대부도쪽 5.2㎞는 안산시, 오이도쪽 5.8㎞는 시흥시 관할이다. 도로 옆에는 길이 10.5㎞, 너비 6m 규모의 자전거전용도로가 함께 조성됐다. 방조제 도로는 지난 98년부터 2차선으로 임시 개통을 해왔다. 그러나 주말과 휴일 대부도와 영흥도, 선재도 등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방조제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짐에 따라 방조제 4차선 도로의 조기개통 필요성이 높아졌다.

각 부처 시화호일대 개발논의 활발

시화호가 되살아나고 시화방조제 도로가 개통되면서 시화일대의 본격적인 개발논의가 다시 일고 있다. 시화지구 개발의 핵심은 바로 간척지의 활용에 있으며, 관련 부처와 지자체들은 독자적인 활용계획을 세우고 있다. 각 부처나 지자체마다 개발방향에 대한 입장도 달라 시화간척지 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건설교통부는 시화지구 남·북측 간석지 등 시화호 일대 약 3,400만평을 반월특수지역으로 확대 지정하여 첨단산업단지와 저밀도주거 및 상업지역으로 집중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시화방조제 건설로 형성된 시화호, 시화지구 북측 간석지, 남측 간석지 일대를 환경 친화적인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며, 북측 간석지에는 공원 등 녹지와 산업단지, 유통단지 및 지원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수자원공사는 시화호 북측 간석지 365만평을 일반 및 복합제조업, 유통시설, 연구지원시설, 관광, 휴양시설, 공원 녹지 등을 갖춘 복합기능 산업단지와 안산시와 시흥시 경계의 기존 폐기물처리시설 매립장을 확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자원공사는 자연정화작용으로 인한 수질개선을 위해서 안산시 본오동, 화성군 비봉면 일대의 시화호 상류지역에 갈대 등 수생식물을 심어 습지공원을 조성,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시화호 일대에 조석간만의 차가 큰 점을 감안하여 조력발전소 및 항만 건설 계획을 수립 중이며 환경부는 수도권 일대의 폐기물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 시화호 북측 간석지 일대에 환경부 지정폐기물처리장 등 환경시설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또한 농림부는 농경지 조성을 위하여 시화지구 남측 간석지 일대의 공유수면 매립면허를 이미 획득하였으며, 3,600ha에 달하는 농경지를 조성하여 인근 대부도 지역을 관광농업지대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수립중이며 농업기반공사는 남측간석지에 농업시범단지를 조성하여 시화호를 농업용수로 사용하지 못할 경우, 화옹지구의 담수를 이용할 계획이다.

공단, 농지, 문화관광단지 등 거론

문화관광부와 문화재청은 화성군의 공룡알 화석지 지정을 근거로 2001년까지 국립자연사 박물관 건립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건립할 후보지를 물색 중이며 산업자원부는 안산의 반월 및 시화단지를 디지털 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시범사업에 착수한다는 계획 아래 정부예산 10억원을 포함해 총 16억7천만원을 투입하여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등을 지원하는 정보시스템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경기도와 안산시, 시흥시, 화성군 등 지방자치단체도 시화지구 개발에 나섰다. 경기도는 화성군의 의견을 받아들여 잎파도?안산시 대부도에 이르는 앞바다를 도립해상공원으로 지정하여 2001년 말까지 체계적인 개발과 보전에 주력할 계획이며 소규모 어항인 탄도항을 어선 50척 이상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제2종 어항으로 개발 예정이다.

안산시는 환경부, 농림부 안에 제동을 걸며 지난해부터 독자적인 개발을 정부에 요청, 자연생태공원화를 통한 시화호 살리기에 나서고 있으며 정부와 관련기관의 대규모 개발계획과는 별도로 자연친화적인 개발청사진을 내놓고 지난해부터 일정구간을 생태구간으로 조성해 시화호 사업의 실패를 되새기는 환경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즉, 관광모노레일, 해양스포츠센터, 수변자연초지, 자연보전습지, 공동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일부는 농경지로 활용할 계획이며, 안산시 대부동 시화호 내측 공유수면 30만평에 국립자연사 박물관 유치, 시흥시 오이도 부근에 해양박물관 유치, 시화호 남측 화성군지역에 공룡테마파크 유치 등이다.

시흥시는 환경시설 유치에 반대하여 환경시설 유치재조정을 요구하며, 산업용지개발면적을 최소화하고 시화호 배후주거도시의 생활환경개선을 위한 녹지공간과 휴식·휴양공간 확보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경기도로부터 예산을 지원 받아 군자(한화) 매립지에 해양박물관 성격의 하버갤러리 건립 계획중이다.

또한 지난 1997년 1월 개발이익 창출을 통한 재정수입 조달 등을 위해 정왕동 990의14 일대 공유수면 155,586평에 대한 매립승인을 받아 최근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또한 총 600억원을 들여 정왕동 876 오이도일대 갯벌 50여만㎡를 매립해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성군은 특히 농지조성 종합개발을 위해 1999년 송산면·서신면 일원과 대부면 일부의 공유수면 4,396㏊에 대한 매립허가를 받고 환경영향평가 주민 공람에 들어갔다. 화성군 고정리의 공룡알 화석산출지(천연기념물 제414호 2000.3.21 지정) 지정으로 시화호 일대 공룡알이 발견되는 등 도내에 발견된 선사유적지 13곳을 체계적으로 발굴하여 관광지로 할 예정이다.

이처럼 ‘가장 실패한 개발사업’으로 규정된 시화지구 개발방향을 둘러싸고 중앙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시화호는 국토개조의 대역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라고 할 수 있다. 시화지구간척종합개발계획 수립당시와 방조제 준공까지는 20년이라는 시간적 차이가 있다.

이러한 시간적 차이는 시화호 유역의 급격한 발전과 팽창이라는 공간적 변화를 초래했으나 사업추진과정에서 적적히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한 부작용이 바로 시화호오염으로 나타난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시행착오를 없애고 개발과 환경의 조화로운 공존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시화호는 살아있는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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